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How I Met Your Family 주변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거나 나이가 아주 어린 학생들에 대한 에피소드 공유를 마치고 내 지인들과 입 모아 이야기하는 것이 가정교육의 중요성이다. 가정에서 사랑받고 있는 아이들은 빛이 나고 상대를 사랑할 여유가 있는 듯하다. 중고등학생일 때 집에 놀러 온 친구가 돌아가고 난 후, 엄마는 저 친구는 얼굴에 그늘이 있네라고 말씀하신 적이 몇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랑받는 아이들에게서 나오는 빛이 비교적 그렇지 못한 가정의 아이에게서는 고갈되어 그런 걸까. 이제 나도 엄마가 보던 얼굴의 그늘이 있는 학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정에 대해 생각해보니 미국인 남편과의 가정문화 차이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아래 네 개의 에피소는 달라서 재밌기도 하지만 동시에 씁쓸하게 하기도 한다. 1. 첫 만남 내가 남편의 부.. 더보기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세계 남성의 날은 11월 19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듯이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908년 미국에서 화재로 인해 사망한 여성노동자들을 기리며 노동권 증진을 위한 촉구가 세계 여성의 날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서 여성의 정치참여권과 인권 향상을 재고하고 행동을 도모하는 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바람은 1910년대 덴마크,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와 같은 유럽 국가들로 번집니다. 아프가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캄보디아, 쿠바, 몽골, 러시아, 베트남 등의 여러 나라에서 기념일로 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놀랍게도 일제강점기 때 세계 여성의 날 도입에 대한 물결이 일었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탄압적이었던 정권 하에서 묵살되듯 물결의 물은 말라버렸습니다. 109년 전 미국의 여성.. 더보기
"돼지가 하마 흉내." Phonics는 알파벳, 단어가 가진 소리를 알고 발음할 수 있는 기초 영어 학습이다. A, A, apple 에, 에, 애플 Q, Q, queen ㅋ, ㅋ, 퀸 이런 식으로 반복해서 소리 내어 A부터 Z까지 26개의 알파벳을 배우는 나이는 한국 정규 교육과정상 초등학교 3학년.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유치원 다닐 때나 가정에서 기본 알파벳을 배우고, 미취학 아동들이 학교보다 학원에 먼저 들어가 파닉스를 '뗀다.' 아직까지 받아쓰는 과정은 불가능하여 짧은 교습이 끝나면 아이들은 점자를 따라 알파벳을 '그린다.' 노래도 부르고, 색칠도 하고, 듣고 해당 알파벳에 동그라미도 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게임. 보통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1. 그림/단어 카드를 교실 곳곳에 숨겨진 카.. 더보기
전혈헌혈 하고 왔어요. [보건복지부] 코로나19로 헌혈자가 감소하여 혈액보유량이 주의단계에 진입하였습니다. 해당 포스팅에는 주사나 헌혈을 하는 사진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사공포증이 있으신 분은 뒤로가기 해주세요:-) 지난 해 12월에 해당 문자를 받고, 1월에 전혈헌혈을 하고 왔습니다. 두 달이 지난 오늘 헌혈 센터를 방문하여서 7번째 헌혈을 했어요. 모처럼 여유가 있는 평일이라 머리 커트하고, 도서관에 들렸다가 헌혈센터로 향했습니다. 센터에 도착하니 1시였는데 점심시간이라 2시 이후에 와달라고 하셨습니다. 마침 읽을 책이 있어서 근처 공원에 앉아서 책을 읽다가 발걸음을 다시 하였습니다. 근무자분들의 엄청난 친절함에 몸둘바를 모르며 전자문진, 대면문진을 빠르게 마쳤습니다. 두 분의 직원분께서 평소 숨바꼭질을 영리.. 더보기
희망나눔학교와 미안함 추운 겨울날이었고 낯선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을 맞았다. 그 첫날 나의 큰 실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 가끔 가르쳤던 아이들과 수강생들을 돌이켜볼 때가 있다. 그중 내가 사람으로서 미흡해서 어쩔 줄 모를 정도로 미안했던 H도 가끔 떠오른다. 대학교 졸업을 앞둔 겨울방학 때 의미 있는 봉사를 하고자 굿네이버스가 주관하고 BMW 코리아가 후원하는 희망학교에 자원봉사를 나갔다. 희망나눔학교 신체, 창의성, 인지, 정서 발달을 도모하는 굿네이버스 위기가정아동지원 프로그램 프로그램의 취지는 학기 중보다 지도와 식사의 양과 질이 부족할 위기가정 아이들을 위해 굿네이버스가 직원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팀을 관할 지역 초등학교에 보내는 것. 나는 두 명의 직원과 2016년 한 초등학교.. 더보기
텍사스 결혼식_Part 2 지난 포스팅에 이어 2019년 12월 27일 텍사스주 엘 페소에서 진행한 미국 결혼식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결혼식 당일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하게 적어보려고 해요. 타국이나 일반 예식장이 아닌 스몰웨딩 계획중이신 분, 조금 다른 식순으로 식을 진행하고 싶으신 분, 그냥 미국에서 어떻게 했나 살짝이라도 궁금하신 분은 쭉쭉 내리면서 봐주시면 됩니다:) 이 때는 코로나가 심각해지기 전이어서 해외 출입국과 여행이 자유로웠답니다. 12월 27일 금요일 결혼식 당일. 저는 한국에서 온 가족들과 남편 가족 집에서 멀지 않은 Sunland hotel에서 지냈어요. 사실 양 가족들 사이에서 한국어와 영어가 유창하게 되는 사람은 저밖에 없었기에 결혼식 전부터 많이 피곤했던 게 사실이랍니다. 결혼식 이 틀전.. 더보기
텍사스 결혼식_Part 1 저와 남편은 2019년 12월 27일에 텍사스주의 El Paso에서 결혼식을 미리 올렸어요. 작년 5월에 양재 쪽에서도 식을 하려고 준비했다가 코로나로 인해 잠정 연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미루다간 미래의 2세의 돌잔치가 더 빠를 것 같아 21년 올해, 6월에 다시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려 합니다. 아직까지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영화 같았던 미국 결혼식을 정리해보려 해요:) Part 1은 미국 결혼식의 기본적인 세팅과 제가 원했던 식에 대한 설명입니다:) 미국에서의 결혼식은 미국 남편 가족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냥 가서 즐기기만 했다고 할 정도로 준비를 다 해주셨어요. 시아버지, 시댁이라는 용어 개념이 없어서 저는 남편 쪽 가족들은 그냥 이름으로 불러요:) 엘 페소는 한국.. 더보기
여자 문신 뉴스 기사 제목들을 쭉 훑어 읽다가 아, 이건 내가 읽으면 불편하겠군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굳이 클릭한 기사. 여성 운전자에게 문신 가리라고 지시한 교통경찰 아... 왜요. 뭘까요. 왜 그러셨을까요. 기사의 내용을 보니, 경찰이 교통법규 위반으로 한 차량을 세웠는데 20대 여성 운전자의 몸에 문신이 있었다 한다. 확인해보니 교통위반도 아니었고, 안전 운전하라며 보내줬어도 되는데 시발점은 문신을 가리라고 한 것. 작년 여름에 퇴근을 하고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타투샵을 가서 위아래 길이 6cm의 타투를 받았다. 위치는 왼쪽 팔꿈치 아래 안쪽 팔이다. 남편이 타투를 받았던 타투이스트에게 찾아가 인터넷에서 찾은 디자인을 보여주고 약 30분 만에 타투 시술은 끝났다. 안 아팠어요? 하나도 아프지 않았어요. 눈썹 .. 더보기
지금 부탁하시는 거 맞죠? 12D, 13D. 엄마쪽 가족들이 사는 부산에 내려가는 SRT열차 좌석 번호다. 자리가 없어 앞뒤로 앉는 좌석을 예매하게 됐다. 폭이 좁은 열차 간이 계단을 밟고 8호차에 올라타 일, 이, 삼…구, 십,십일… 남편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었고, 남편과 나는 계속해서 모바일 표와 창가 쪽 좌석 번호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불안한 눈빛을 보내던 13D 승객은 이제다 싶었는지 말문을 떼었다. “제 자리가 11C거든요. 근데 얘랑(12C에 앉은 청소년을 가르키며) 일행이라…” 말씀이 끝난 건지, 그래서 지금 나는 여기를 앉겠다는 포부를 밝히신 건지 확실치 않았다. 그저 서있었다. 그러니 “저기.”하며 상체를 들어 손가락으로 두 좌석 뒤를 손가락으로 친히 가리켜 주셨다. 음, 저도 11C가 저기 인건 아는데요. 지.. 더보기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한국인이 영어를 가르친다는 것 초등학생일 때야 학교 선생님이 되는 건 장래희망란에 적어 내는 것처럼 쉬운 줄 알았다. 중학생이었을 땐 해당 과목만 공부를 잘하면 그 과목 교사가 되는 줄 알았다. 무지했다. 고등학생 정도야 되어서 교육대학교가 따로 있고, 잘은 모르겠지만 시험을 보고 선생이 된다는 걸 안 것 같다. 대학 졸업반일 때 나는 어떤 곳에서 첫 직장생활을 해야 취직 잘했다고 소문날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통역도 좀 해봤고, 리아종도 해보고, 단순 사무일, 서비스직까지 경험했었다. 그 중 마음에 든 건 영어 (보조) 강사. 대학생 시절, 영어마을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1년간 근무했고, 방학 때는 봉사 형식으로 초등학교에 가서 영어를 가르쳤고, 남편을 만나게 된 계기인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교사도 해보았다. 그런데 영어만 잘한다고 교.. 더보기
"그 선생님 늙었어? 젊어?" 아쉬탕가 수업에서 Salamba Shirshasana를 만족스럽게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너 다니는 수학 학원, 선생님 늙었어? 젊어?" 초등학교 4학년생으로 보이는 아들에게 엄마는 가볍게 물었다. 누가 쿡 찌른 듯이 그놈의 예민함이 톡 빠져나왔다. 왜 저렇게 묻지? 질문의 의도가 뭐지? 20대나 60대임을 묻는 건가? 물어서 왜? 엄마의 질문의 무게와 같이 "젊어." 라고 가볍게 답하는 아들의 옆을 지나 우편함에 서서 관리비 고지서를 뽑아냈다. 급탕비는 그렇다치고, 제사무비는 왜 이렇게 많이 내는 건가, 라는 생각과 함께 '늙은이와 젊은이'를 가리는 모자를 지나치니 나의 예민함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몇 주 전, 사소한 대화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는 나에게 엄마는 "한가해서 그래."라고 하였다. .. 더보기
"그래서 영어를 잘 하시는구나~" Spoiler alert. "동해물과" 하면 "백두산이" 자동 재생이 되는 것처럼 그 뒤를 잇는 말은 "어쩐지" 혹은 "부럽다." 처음 만난 사람이나 지인으로 알고 지내다 우연치않게 서로의 연애/결혼 여부에 대해 대화하게 될 때 남편이 외국인이라는 것을 바로 말하려 하지 않는다. 쿵짝쿵짝 대화가 왔다 갔다하고 이제는 내가 맞장구나 반응으로는 대화의 공을 상대편 코트에 보낼 수 없을 때야 국제 결혼했음을 말하게 된다. "어느 나라 분이세요?" "미국인이요." 이에 대한 반응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진다. 이미 스포일러를 한 1. '어쩐지' - 50% "아! 어쩐지 영어를 잘 하시더라!" "아! 그래서 영어를 잘 하시는구나!" 이 반응은 주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영어를 가르치는 일임을 아는 상대방이거나, .. 더보기
블로그를 소개합니다. 모든 귀찮음에 인스타그램도 안하는 제가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나 너무 예민한가?'라는 생각을 하게 했던 에피소드나 소소한 일상들을 담게 될 제 블로그는 3가지의 테마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Theme 1 - 국제 결혼 대학생때 친구로 1년간 지내다 5년간의 연애를 하고, 2019년 12월 27일 텍사스주에서 결혼식을 했습니다. 올해 여름인 2021년 6월에 서울에서 결혼식을 하려고 합니다. 연애와 미국에서의 결혼, 그리고 한국에서의 결혼 준비를 차근차근 담으려면 시간이 꽤 들겠습니다. 추가로 30여개국의 홀로 배낭여행 이야기도 천천히 눌러 담아보고 싶어요. #Theme 2 - 영어 강사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여 2021년 8월에 교육대학원에서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와 준교사자격증 취득이 예정되어 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