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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전혈헌혈 하고 왔어요.

[보건복지부] 코로나19로 헌혈자가 감소하여 혈액보유량이 주의단계에 진입하였습니다.

 

해당 포스팅에는 주사나 헌혈을 하는 사진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사공포증이 있으신 분은 뒤로가기 해주세요:-)

 

지난 해 12월에 해당 문자를 받고, 1월에 전혈헌혈을 하고 왔습니다.

두 달이 지난 오늘 헌혈 센터를 방문하여서 7번째 헌혈을 했어요.

 

모처럼 여유가 있는 평일이라 머리 커트하고, 도서관에 들렸다가 헌혈센터로 향했습니다.

센터에 도착하니 1시였는데 점심시간이라 2시 이후에 와달라고 하셨습니다.

마침 읽을 책이 있어서 근처 공원에 앉아서 책을 읽다가 발걸음을 다시 하였습니다.

 

 

헌혈 후 냉찜질팩

 

근무자분들의 엄청난 친절함에 몸둘바를 모르며 전자문진, 대면문진을 빠르게 마쳤습니다.

두 분의 직원분께서 평소 숨바꼭질을 영리하게 잘하는 혈관들 때문에 왼팔, 오른팔, 바쁘게 눌러보셨습니다.

마치 아이를 인사시키러 나간 자리에 아이가 제 다리 뒤에 숨어있어

아, 이녀석이 참... 하며 멋쩍게 웃는 것처럼 주먹만 쥐었다 폈습니다.

 

혈관이 숨어 고생하시던 직원분께서 당황하시더니 사수분을 부르셨어요.

왼팔을 보니 엄지손톱 크기만큼 벌써 멍이들어 부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결국 헌혈을 하는 내내 한 분께서 주사바늘을 잡고 계셨어야 했고 내내 죄송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전에 미용실에서 작은 아이가 보호자 품에 안겨 자지러지게 울며 커트를 받을 때,

어머니께서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하며 어쩔 줄 몰라하시는 모습이 생각이 났습니다.

어머니가 왜 미안하실까요. 그리고 잘 숨는 제 혈관이기에 헌혈 센터 직원분이 거듭해서 사과하시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0분 타이머를 맞추어 지혈 밴드에 부착해주셨어요.

하비스트 과자를 놈놈 먹으며 오렌지주스를 마셨어요.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밴드 위에 압박용 붕대를 감아주셨어요.

멍이 크게 들 거라고 하시더군요.

오후에 아쉬탕가 요가 수업은 못가겠네...하며 읽던 책을 계속 읽었습니다.

 

처음에 제 혈관을 월리를 찾아서와 같이 찾으시다 돋보기 힌트(사수 직원)를 사용하신 직원분께서

제 앞으로 오셔서 "혹시 월요일에 시간이 괜찮으실 때가 있으실까요?"라고 물으시길래

다른 헌혈을 하나 싶어서 왜 그러시는지 물어보니 멍이 크게 질거라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드리겠다고 하셨습니다.

 

나는 단건 안먹는다하시며 손을 휘저으시는 외할머니처럼 저도 극구 사양을 했습니다. 정말 괜찮다고요.

 

 

 

헌혈상품으로 각종 상품권을 2개 고를 수 있었습니다.

햄버거상품권, 편의점상품권, 올리브영상품권, 롯네시네마상품권 등등..

저는 저소득층 응급지원이나 수술 및 치료비 지원등에 사용될 수 있는 헌혈기부권 2장을 골랐습니다.

 

통증완화 크림과 멍을 없앨 때 쓰는 크림까지 챙겨주시는 것 보면,

어마무시하게 멍이 들 예정인 것 같습니다.

헌혈 후 멍의 원인은 혈관 외부 조직으로 혈액이 스며 들어 발생한다고 하네요.

헌혈당일은 헌혈 부위를 차갑게, 다음날부터는 따뜻한 물수건으로 찜질해주면 좋다고 합니다.

 

오전 미용실에서 미안하다는 아기 보호자님의 말씀과

오후 헌혈센터에서 죄송하다는 직원분의 반복이 계속되는, 사과의 하루였습니다.

 

오히려 엄마 생각이 나게 해주셔서 엄마에게 전화 한 통할 수 있게 해주셨고,

다음에도 불편함없이 헌혈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해주셔서 감사했을 뿐입니다.

 

2개월 뒤인 5월에는 매번 하는 전혈헌혈이 아닌 혈소판 헌혈을 해보고 싶어요:-)

 

+추가

헌혈 당일 저녁에 반창고를 떼보니 역시나 멍이 심상치 않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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