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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 선생님 늙었어? 젊어?"

아쉬탕가 수업에서 Salamba Shirshasana를 만족스럽게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너 다니는 수학 학원, 선생님 늙었어? 젊어?"

초등학교 4학년생으로 보이는 아들에게 엄마는 가볍게 물었다.

누가 쿡 찌른 듯이 그놈의 예민함이 톡 빠져나왔다.

왜 저렇게 묻지? 질문의 의도가 뭐지? 20대나 60대임을 묻는 건가? 물어서 왜?

 

엄마의 질문의 무게와 같이 "젊어." 라고 가볍게 답하는 아들의 옆을 지나 우편함에 서서 관리비 고지서를 뽑아냈다.

급탕비는 그렇다치고, 제사무비는 왜 이렇게 많이 내는 건가, 라는 생각과 함께

'늙은이와 젊은이'를 가리는 모자를 지나치니 나의 예민함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몇 주 전, 사소한 대화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는 나에게 엄마는 "한가해서 그래."라고 하였다.

친구 E는 묵묵히 듣다가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하며 조심스레 말했다.

타인이 진단한 나의 예민함의 근원은 너무나 대립적이었다. 처방전 또한 없다.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 안에서 예민 지수도 한 층, 한 층 올라가는 듯했다.

도착지는 항상 "나만 그런가? 앗, 나 또 별거 아닌 일에 오랜 시간 생각했다. 그만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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