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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여자 문신

뉴스 기사 제목들을 쭉 훑어 읽다가 아, 이건 내가 읽으면 불편하겠군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굳이 클릭한 기사.

여성 운전자에게 문신 가리라고 지시한 교통경찰

아... 왜요. 뭘까요. 왜 그러셨을까요.

 

기사의 내용을 보니, 경찰이 교통법규 위반으로 한 차량을 세웠는데 20대 여성 운전자의 몸에 문신이 있었다 한다.

확인해보니 교통위반도 아니었고, 안전 운전하라며 보내줬어도 되는데 시발점은 문신을 가리라고 한 것.


 

원 디자인에는 종달새 두 마리가 있었다.

작년 여름에 퇴근을 하고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타투샵을 가서 위아래 길이 6cm의 타투를 받았다.

위치는 왼쪽 팔꿈치 아래 안쪽 팔이다.

남편이 타투를 받았던 타투이스트에게 찾아가 인터넷에서 찾은 디자인을 보여주고 약 30분 만에 타투 시술은 끝났다.

 

불 꺼진 방에서 랩탑 밝기로 어줍지않게..

안 아팠어요?

하나도 아프지 않았어요. 눈썹 문신, 레이저 제모와 같은 미세한 통증이 올뿐.

부위가 부위라 그런지 팔은 별로 아프지 않다고 하기도 하네요.

 

왜 그 디자인으로 했어요?

사실 디자인을 고민 많이 하다가, 후회가 쉬울 레터링은 제외하고 구글에서 symmetric tattoo를 검색하다가 결정하자마자 바로 시술 약속을 잡았어요. 별 뜻 없어요.

 

후회 많이 한다던데...

아직까지 후회한 적 없고 사실 이렇게 별거 아닌 거 조금 더 크게 할 걸 그랬다 싶어요.

 

한 번 하면 중독성 있어서 계속하고 싶다던데...

이건 인정. 적어도 1년간의 텀을 두고 다음 타투를 받으려고 일부러 디자인을 안 찾아보고 있어요.


인터넷 기사는 항상 기사 내용보다 댓글을 보며 화나는 경우가 많다.

상단에 언급한 교통경찰의 언행에 대한 기사의 댓글도 마찬가지였다.

늙어서 후회한다.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20대 여자가 문신 있으면 말 다했지.

(무슨 말을 다한 건지 모르겠는데...)

 

내 몸이고 늙어서도 내가 할 나의 후회인데 너무 공격적인 건 아닌가 싶다.

아직까지 타투에 대해서는 닫혀 있는 생각이 많지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 열릴 하나의 개인의 선택이 될 날이 오겠지.

 

귀걸이나 팔찌를 했을 때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것처럼

타투도 예쁘다, 멋지다, 잘 어울린다와 같이 가볍게 칭찬해줄 수 있길.

솔직히 안예쁘면 그냥 아무 언급 안해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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