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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텍사스 결혼식_Part 1

저와 남편은 2019년 12월 27일에 텍사스주의 El Paso에서 결혼식을 미리 올렸어요.

작년 5월에 양재 쪽에서도 식을 하려고 준비했다가 코로나로 인해 잠정 연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미루다간 미래의 2세의 돌잔치가 더 빠를 것 같아 21년 올해, 6월에 다시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려 합니다.

아직까지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영화 같았던 미국 결혼식을 정리해보려 해요:)

 

Part 1은 미국 결혼식의 기본적인 세팅과 제가 원했던 식에 대한 설명입니다:)

 

아빠 Ramon이 만들어준 포토월. 남편의 J와 내 이름 M.

미국에서의 결혼식은 미국 남편 가족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냥 가서 즐기기만 했다고 할 정도로 준비를 다 해주셨어요.

시아버지, 시댁이라는 용어 개념이 없어서 저는 남편 쪽 가족들은 그냥 이름으로 불러요:)

 

엘 페소는 한국에서 거의 24시간이 걸려서 도착한 것 같아요.

LA에서 경유 및 대기 후에 2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야 갈 수 있는, 멕시코 국경 바로 위에 있는 도시랍니다.

 

장소는 남편 이모 Michelle이 회원으로 있는 골프클럽을 빌려서 했어요.

클럽의 이름은 Colorado Country Club이었고 식 시작은 해가 지기 전인 4시 30분이었어요.

12월 27일이라 각종 행사도 없고, 겨울인지라 무리 없이 잘 예약됐어요.

 

꽃(테이블 장식, 부케, 장소 장식)과 케이크는 남편 부모님의 친한 친구분들께서 아름답게 제공해주셨답니다.

3단 케이크. 사진찍을 때 한 입먹고 못먹었어요ㅠㅠ

드레스와 남편 정장은 한국에서 맞춤으로 해서 가져갔답니다.

한국에서도 식을 올려야 해서 대여해서 대여비를 하루씩 붙여서 내느니 그냥 구매했어요.

제 드레스는 경복궁 옆에 있는 마샬브라이드에서 90만원에 구매했고, 헤어 장식과 귀걸이도 대여해주셨어요.

신랑 정장은 압구정 살 때 길가다가 들른 곳에서 재킷, 셔츠, 바지까지 해서 50여만 원 정도 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옷장에 잘 있고 최근에는 1년 기념으로 집에서 사진도 찍었답니다.

 

아빠 Ramon이 만들어준 Arch

멋진 시아버지 Ramon이 하객들과 우리들 사진 찍으라고 포토월도 직접 만들어주고,

판사와 함께 서약할 때 쓸 아크도 직접 만들어 주셨답니다ㅠㅠ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구나 하고 감격을 여러 번 받았었어요.

결혼식 날 남자분들은 식장에 미리 가서 의자, 꽃, 조형물을 세우느라 분주했어요.

여자분들은 뭐했냐고요?

샴페인 마시면서 둘러앉아 메이크업받고 머리 했답니다.. 하하

메이크업 받는 울 엄마

샴페인을 한 세네 잔 마시면서 결혼식은 재밌는 거구나 했었죠.

한국에서 남들 다 하는 대로 했으면 새벽 6시쯤 메이크업샵에 있지 않았을까요?

엄마는 이런 결혼식은 처음이라 뭔가 해야 할 것 같다며 불안해하였지만 그럴수록 제가 손에 샴페인 잔을 쥐어줬습니다.

 

저는 결혼식 3일 정도 전에 남편과 미리 텍사스에 가서 미국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어요.

한국에서 온 제 가족들은 결혼식 이틀 전이자, 크리스마스 당일에 텍사스에 도착했어요.

온 가족이 모여서 저녁을 성대하게 먹을 수 있었죠.

결혼식 이틀 전. Michelle네 집에서 저녁 준비중.

두 달 뒤에 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오빠와 언니도 엄마를 도와 열심히 한국 음식을 마련했어요.

불고기와 김치찌개를 만들었고, 채식주의자 가족들을 위해 고기가 없는 잡채와 김밥을 만들기도 했어요.

한국 가족 & 미국 가족의 단란한 모습이 보기 좋지 않나요?:)

 

미국 결혼식에서  저는 '전형적인 결혼식 문화'가 없길 계획했어요. 이번 한국 결혼식에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1. 신부는 대기실에서 꽃처럼 앉아있고, 지인들이 와서 옆에 앉아 사진을 찍는다.

신랑 친구들은 밖에서 인사하고 있는 신랑 옆에서 부리나케 찍거나 함께 셀카 찍기가 어렵죠.

저는 드레스를 입고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다니며 '나대며' 인사하고 놀았어요.

셀카도 많이 찍고, 처음 보는 신랑 쪽 가족들과도 많이 춤을 췄죠.

 

2. 신부는 아빠 손에서 신랑 손으로 '넘겨진다'.

그저 잘 부탁한다고 하는 세리머니인데 의미를 비꼰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저는 이 부분이 별로인 게 신랑 아빠가 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해요.

양측 엄마들은 화촉점화라도 하지, 신랑 아빠는 식 내내 앉아 계시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미국 결혼식에서는 남편은 부모님과, 저는 제 부모님과 함께 입장했습니다.

 

3. 하객들은 앉아서 손뼉 치다가 사진 찍을 때 나와서 찍고 밥 먹으러 나온다.

제가 부케를 던질 때, 비욘세의 싱글레이디 음악이 나오면서 모든 싱글레이디(어린이부터 성인까지)들이 나와서

춤을 추며 부케를 받을 준비를 했어요.

식사 시간에 각자 음식을 먹다가 축하의 말이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마이크를 잡고 일어났죠.

하객이 총 70여 명이었기에 가능했었을지도 몰라요. 한국 결혼식도 원래 계획은 100명의 하객이었답니다.

이번 6월 결혼식에도 한 70여 명을 초대하지 않을까 싶어요.

 

4. 하객들은 축의금을 내고 배를 채워 나온다.

축의금은 받지 않았고, 약 세 시간 동안 춤추고 노래하고 사진 찍고 놀았습니다.

결혼 케이크도 나누어먹고, 장식으로 쓴 꽃도 각자 집으로 가져갈 수 있게 했지요.

스테이크가 메인인 코스요리였지만 정작 저는 말하고 노느라 많이 못 먹었다죠.. 다른 분들은 배불렀다해요:)

 

이렇게 기본적인 결혼식 세팅과 제가 원했던 사항들만 적어봤는데도 벌써 글이 꽉 찼네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결혼식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세부사항을 적어보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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